와인과 사진이야기

토목기술사인 사진작가 다람이 인생3막에 농부가 되어 직접생산한 포도로 정성드려 빚은 열정과 낭만의 와인 그리고 사진이야기

Achimmaru winery

AMAROUM WINE

한국와인은 무엇이 다른가?

daram93 2023. 4. 29. 15:06

몇일 전 지인들이 와이너리에 방문했다. 건설회사에서 현장을 뛰던 사람이 갑자기 '와인'이라니 놀랍고 신기하다는 표정들이다. 그래서 이것 저것 궁금한 것이 많았는지 폭풍질문을 쏟아 내었다. 하나씩 답변을 하다보니 내가 아직 와인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공부한 것을 아는만큼 설명하면서 한국와인에 대한 나의 소견을 짧게 설명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불쑥 "그럼, 한국와인과 유럽와인의 차이는 뭐야?" 라고 훅 들어오는 것이다. 갑자기 머리가 하여지면서 뭐라고 답해야 할지를 몰라 그냥 포도가 다르고 제조방법이 다르고 사용하는 효모가 다르고 뭐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탄닌이 많고 적고 최종적으로 맛은 ?????? 

 

또 공부해야 할 과제가 생겼다. 저기저기 자료를 찾아 보았지만 한국와인과 유럽와인을 비교한 자료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유럽산 와인과 비유럽산 와인에 대한 연구자료나 논문은 몇 편이 있는데 식품공학적인 분석과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우선 정답은 아닐지라도 여기저기 주워 모은 내용을 간단한 상식 선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와인은 최근에 발효기술과 제조기술이 유럽의 기술을 능가할 정도로 발전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제조설비 등 IT기술 등이 접목되면서 맛의 안정화를 꾀했고 후레쉬하고 깔끔한 맛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포도 품종을 꾸준히 개발해 왔고 유럽산 품종을 한국 기후와 토질에 맞게 개발하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 한국와인은 각 기관 및 호텔 백화점 등에서 취급되고 있으며 국가행사에 한국와인을 사용하고 각종 품평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와인 지도(200여 와이너리)

한국와인을 설명하기에는 아직 충분한 자료가 없어 당당하게 말하기 어려우나 상식선에서 잠깐 살펴보자 .

 

와인은 토질과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를 프랑스어로 떼루아(Terroir)라고 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토양, 풍토라고 하며 와인이 만들어지는 자연환경을 말하는것으로 포도나무가 자라는데 영향을 미치는 지리, 기후, 재배법 등의 상호작용을 한데 아우르는 것을 말한다. 유럽에서는 같은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어도 어떤 땅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배하는가에 따라서 와인의 맛과 풍미가 완전히 다른 와인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빈티지라는 용어도 이런 연유에서 만들어 졌다. 빈티지는 와인용어를 설명할 때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한국의 포도나무의 주력 품종인 캠벨을 이야기하다 보면 떼루아를 이야기 안 할 수 가 없는데 한 마디로 결론부터 말하면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것이다. 유럽사람은 유럽의 기후와 품종에 맞는 와인을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듯이 한국와인도 한국의 땅과 기후에서 생산한 포도가 한국사람에게 인기있고 잘 맞는 것처럼 캠벨 또는 청수로 만든 와인은 한국의 음식과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유럽사람이 한국의 된장국 맛을 잘 모르듯이 유럽산 와인의 맛 또한 우리 입맛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 유럽산 와인을 잘 아는 매니아는 유럽산 와인을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보통의 일반인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일단, 캠벨은 탄닌이 유럽산 포도만큼 많지가 않다. 이것이 큰 약점인 것처럼 말하지만 반대로 새콤달콤한 포도향이 일품인 이것이 한국의 맛이다. 탄닌이 적어 오히려 와인의 다른 맛과 향이 올라와 균형감이 잡힌다. 과일향이 풍부하게 느껴지고 가볍고 신선한 느낌이 난다. 산미가 살짝 가미되면 햇술로 먹기에 좋은 와인이 된다. 

 

여기서, 보졸레 누보를 잠깐 살펴보자.  보졸레는 가메(Gam ay)라는 품종으로 화강암 토양에서 자라며 빛깔이 선명하고 화사하며 과일향이 풍부하다. 그리고, 신선하고 생기가 넘친다. 이런 특징은 캠벨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다. 캠벨 또한 가볍고 신선하다. 과일향이 많고 생기가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캠벨로 만든와인도 대중적인 좋은 와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졸레가 아주 좋은 와인이라는 것은 아니다. 물론 등급을 잘 받은 보졸레 와인이 있지만 햇술로 공급되는 와인은 대중적인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유럽산 와인과 한국산 와인의 차이를 찾으려고 하니 이게 바로 무식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떤 기준을 정해 놓고 유럽산 와인은 이렇고 한국산 와인은 이렇다고 말하는 것이 무지한 탓이다. 각각의 와인은 차이가 아닌 개성이 있는 것이다. 그 생산지역의 땅과 기후 그리고 제조방법에 따른 향과 맛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지 비교분석해서 이것이 더 좋아 저것이 더 좋아 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한국와인은 품질면에서 아주 좋은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좋은 시설에서 만들어진 와인은 품질의 안정화를 이루어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와인은 한국음식과 잘 어울리며 가볍고 신선한 와인이 많다. 각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의 특성을 잘 파악하면서 즐기면 되는 것이다. 일본 와인은 자국산 와인의 소비량이 40%나 된다고 한다. 인본인의 입맛에 잘 맞는 와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