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사진이야기

토목기술사인 사진작가 다람이 인생3막에 농부가 되어 직접생산한 포도로 정성드려 빚은 열정과 낭만의 와인 그리고 사진이야기

Achimmaru winery

AMAROUM WINE

왜 와인을 시작했나...(2/2)

daram93 2023. 4. 17. 23:26

어느날 이웃사람이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보라고 해서 조종면 담당을 찾아 갔다. 그 분은 정성 것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여러가지를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직접 농가를 방문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고마운 분이다. 그래서, 찾아 간 곳이 10여군데가 넘는다. 여러 작물이 있지만 일단 과수로 결정하고 사과농원, 배농원, 포도농원, 자두농원, 블루베리농원 등 여러 농원을 방문했다.

막상 작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 보니 만만한 농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무엇인가 해야겠고 결정을 하려니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분이 사과를 해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사과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면서 지인이 사과과수원을 하고 있어 찾아가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과농사는 묘목을 심고 수확해서 수익을 보려면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성목이 되어 수확이 시작된다고 해도 시행착오를 거쳐가면서 정상적인 수익이 나오기까지 10년이 걸렸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는 고민에 빠졌다. 내 나이를 생각하고 세월이 그렇게 오래동안 나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사과를 포기하고 포도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가평 조종면은 운악산 비가림 포도가 유명하고 350여농가가 기반을 잡고 있어 접근하기가 수월하고 주산지의 작목을 따르는 것이 초보 농부로서는 유리한 점이 많을 것 같았다. 그리고, 청향이라는 청포도 신품종이 보급 중이어서 새로 시작하는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포도로 정했다.

2021년 봄, 작목이 정해지면서 일사천리로 포도밭 비가림 활대작업을 마치고 묘목을 심었다. 우선 주변 사람들이 많이 하고 있는 캠벨을 심고 청포도 청향을 심었다. 캠벨은 비교적 잘 자라 났으나 청향은 거의 고사되고 몇주만 살았다. 원인을 찾다가 묘목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아 내었다. 묘목을 공급한 농원과 분쟁을 우려해 일단 함구하고 이듬해에 청향을 잘 키우고 있는 농가에서 가지를 얻어다가 삽목을 했다. 1년이 지나고 잘 자라나 올해 정식을 했다.

초생재배 중인 포도밭

이렇게 포도 키우기에 정신이 없는데, 어느날 TV 다큐프로그램을 보다가 와인의 수입량이 늘어나고 코로나의 영향으로 와인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와인은 매니아 층이 주로 소비하고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소비패턴이 있는데 최근 와인 소비량이 늘면서 데일리 와인으로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와인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와인시장의 성장성을 확인 할 수 있었고 한국산 와인도 선전하고 있었다. 갑자기 머릿속을 휙하고 지나가는 생각이 와인을 직접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이 었다. 직접 생산한 포도로 와인을 제조하여 판매하면 생과일로 판매하는 것보다는 낳을 것 같았다.

사실 난 와인을 20여년 즐겨왔다. 직장생활하면서 여건상 와인을 자주 접하게 되었던 것이라 와인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그리고, 매년 와인을 직접 담구어 마셔 왔다. 해마다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와인을 만들었고 좀더 좋은 와인을 제조하기 위해 약간의 공부도 했다. 1년에 100여병씩 만들어 햇술로 신선하게 만들어 친구들과 나누어 마시기도 하고 집에 초청하여 함께 마시기도 했다. 그런데, 반응이 좋았다. 와인을 구매하겠다는 사람들이 생겨 났다. 하우스와인이라 판매를 할 수 없어 그냥 몇병 보내주었지만 그 후로는 와인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와인을 만들어 왔다.

취미로 만든 하우스와인(2019년)

그래서, 지난 해 봄 와인공장을 신축했고 설비를 갖추어 제대로 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와인의 고급화를 위해 영동의 와인연구소를 찾아갔고 지인의 소개를 받아 컨설팅을 의뢰하여 하나부터 차근차근 추진하였다. 와인의 제조방법과 절차는 생략하기로 하자.

올 3월에 최종 병입을 마치고 현재 판매를 위한 행정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와인의 종류는 캠벨 레드와인과 청향 화이트와인, 토종다래로 만든 다래와인, 운악산 계곡에서 생산된 사과와인이 있다. 와인에 대한 맛과 향은 다음에 소개하기로 하자.

기대했던 것 보다 좋은 와인이 나왔다.

곧 시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