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사진이야기

토목기술사인 사진작가 다람이 인생3막에 농부가 되어 직접생산한 포도로 정성드려 빚은 열정과 낭만의 와인 그리고 사진이야기

Achimmaru winery

Portfolio of my life/산행일기______

대둔산 일출과 운무

daram93 2007. 7. 2. 15:06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진다는 소식이다.

갑자기 대둔산이 가고싶어 진다.

전에부터 대둔산을 벼루고 있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대둔산은 사철 운무가 있다는데, 특히 장마철엔 운무가 더 많을 것이리라..........

 

몇일전 인터넷에서 비온 뒤 안개쌓인 풍경을 사진에 담은 것을 보고는 바로 결심했다.

그리곤, 친구 K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이번주 토욜 머해. 대둔산 가자"  친구는 흔쾌히 대답했다.

그리고,, 키스포토에 산행번개를 통해서 동행을 구했다.

「C님...!" 」

이렇게 3명이 대둔산 산행을 시작했다.

 

6월29일 금요일 오후 7시.

서울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대전에서 계룡IC를 통과했다. 다시 68번도로를 따라가서 17번국도로 접어들어 10여분 달리니 배티재 고개가 나왔다.

밤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배티재 정상에는 완주군임을 알리는 아아치가 떡 버티고 서 있었고, 불 꺼져가는 휴게소 매점이 처량한 모습으로 나를 반겨 주었다. 여기서, 내일 산행을 위해 물이랑 몇가지 준비를 했다.

 

당초 계획은 찜질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산행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여기서, 다시 20여분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고 해서 그냥 차에서 눈 좀 붙이기로 했다.  그래서, 운전석 좌석을 뒤로 제끼고는 잠을 청했다...

좌석이 불편해서 그런지 엎치락 뒤치락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핸드폰에서 3시를 알리는  모닝벨이 울렸다.

 

차에서 주섬주섬 빠져나와 밖을보니 칠흑같이 캄캄한 밤이었다. 아무도 없는 첩첩산중에 나홀로 서 있었다. 등산할 산을 올려다 보니 오늘은 왠지 산이 무지하게 커보이고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야간 산행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산에서 짐승을 만나거나 혹 원귀라도 만나면 어찌할까..?? 더럭 겁이 났다. 그래서, 군대서 철야행군 하던 생각을 하며 마음을 추수렸다. 스스로 최면을 거는 거다.

 

그 사이 고개마루 주차장에 사진동호회(Kissphoto) C님이 와서 쉬고 있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는 곧 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친구 K는 아침에 케이블카 방향에서 산행을 시작해 정상에서 도킹하기로 했다.

 

 

 

대둔산은 한국 8경의 하나로 산림과 수석의 아름다움과 최고봉인 마천대를 중심으로 기암괴석들이 각기 위용을 자랑하며 기암들과 수목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데다가 산세가 수려하여 남한의 소금강이라 불리운다.

 

산행코스는 위 안내도에서 보는바와 같이 여러갈래가 있으나 대표적으로 4코스가 있다고 한다.

 

제1코스(약 1시간 30분 소요)    상가(집단시설) → 구름다리 → 삼선 구름다리 마천대  

제2코스(약 1시간 20분 소요)    배티재 중턱(상가쪽) → 낙조대 고개  

제3코스(약 1시간 30분 소요)    배티재 → 산등성이 길 → 용문굴 → 낙조대 고개  

제4코스(약 2시간 소요)           무추지(벌곡면-수락리-화랑폭포-석천암-낙조대고개 또는

                                             화랑폭포) → 196계단 → 고스락

 

각 코스별로 볼거리와 경치가 각기 다른 운치를 보여 준다고 하니 각각 한번씩 올라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 일행은 배티재에서 낙조대로 바로가는 코스로 올랐다. 낙조대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날씨는 하늘에 별이 보이니 좋은 징조인 것 같다. 배티재 고개마루 우측에 작은 오솔길이 있는데 여기가 산행시점이다.

입구에는 커다란 간판이 하나 서 있는데 "옛 선비들이 즐겨 다니던 길" 이라고 쓰여 있다.

흠~,, 옛 선비들의 발자취를 따라서 간다.....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전등하나에 의지해서 한참을 올랐다.

몇주간 산행을 안해서 그런지 아니면 산이 초입부터 경사가 급해서 그런 것인지 숨이 턱에 차왔다. 이렇게 몇번을 쉬고는 낙조대에 도착했다. 5시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5시14분이 일출시간이었는데 조금 늦었다. 서둘러 삼각대를 펴고는 구름위로 막 떠오르는 아침의 태양을 간신히 한 컷 잡았다. 우리보다 먼저 올라온 포토그라피어들이 있었다. 이들은 2시30분부터 태고사 방향에서 올라 왔다고 한다.

참으로 대단한 열정들이다. 20여분 있으니 또다른 일행 2팀이 더 올라왔다.....

 

아침의 붉은 태양은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와 함께 몸과 마음을 새롭게 리필해 주었다.....

심호흡을 크게 해서 맑은 공기를 폐까지 깊숙히 들이마시니 몸이 가벼워 지면서 신선이되는 느낌이다......

 

야~호ㅎ~~ .............

 

 

 

 

동-북-서 방향으로 발아래 계곡과 능선이 장관이었으며 능선의 유선만 어슴푸레하게 보일정도로 안개가 가득했다. 안개는 마치 살아 있는 듯 시시각각 변화하였고 능선을 타고 넘기도 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연무(연기와 같은 안개)가 뿌였게 끼여 있어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사진에 담기엔 썩 좋은 풍경은 아니라 조금 아쉬운 생각이다. 

 

 

 

낙조대에서 촬영을 마치고 마천대로 향했다. 능선을 타고 가는 길은 협소했지만 길은 순탄했다.

위 좌측사진은 "자주꿩의다리"라는 야생화이다. 해발 850m 정도되는 고지 길가에 피어 있었고 밤새 내린 안개로 꽃술사이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미세한 물방울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참으로 신기할 정도이다.

 

짐이 된다고 접사렌즈를 놓고 왔다. 미세한 물방울까지 크로즈업해서 찍으면 좀더 생동감이 있을 것인데 후회가 막급이다....

사진을 클릭하면 큰사진으로 볼수 있다.

 

  

 

위에 사진은 낙조대에서 마천대로 가는 길에 촬영한 기암들 풍경이다. 가히 장관이다.

오른쪽 사진의 탑은 마천대 정상에 워져 있었다.

 

 

  

 

마천대를 돌아서 내려서니 삼선계단이 가파르게 설치되어 있었고 등산객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대둔산은 리틀캐년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바위와 절벽의 풍경이 장관이다. 특히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높이 81m에 폭 1m의 금강구름다리와 하늘로 곧장 오르는 듯한 삼선계단은 아래를 내려다 보지 못할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왼쪽사진은 정상에서 본 안개가 능선을 타고넘는 풍경이고 오른쪽 사진은 금강구름다리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 먼저 내려온 친구 K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낙조대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동안 친구는 벌써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것이다......

반가운 친구,,

도토리묵에 동동주 한잔했다. 꿀맛같은 동동주가 입에 착 감겨서 단숨에 한대접 쭈욱 비웠다.

그리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귀경길에 올랐다.

 

함께 산행에 동행해준 C님 고맙고

가을에 다시한번 운무를 보러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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