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찌푸드하게 흐렸다.
을씨년스런 겨울날씨가 산행의 발목을 잡는다.
애초 계획에도 없던 길을 나서며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겨울이라 스키장을 생각하니
문뜩 천마산이 떠 올랐다. 아마도 내가 처음 스키를 타던 곳이 천마산이라서 기억의 늪에 잠자던
옛 추억이 떠 올랐던 것일까?
나는 46번 국도를 달려 마치터널을 지나 천마산입구로 들어섰다.
산행의 코스는 여러갈래가 있으므로 아래 산행지도를 보면 참고가 된다.
천마산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과 진접읍을 경계로 하고 있는 산이다. 높이는 해발 812m이다.
북서쪽의 철마산(711m)과 함께 광주산맥에 속한다고 한다.
산세가 험하고 복잡하다 하여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 불려왔다. 주봉을 중심으로 하여 북동쪽은
비교적 비탈이 급하고, 서쪽은 완만하다. 산기슭에는 천마산 심신수련장, 상명대학교 수련관 등 각종
연수원과 수련장이 들어서 있다.
또 북쪽 기슭에는 보광사(普光寺)가 있다. 일본 잎갈나무·잣나무 등 690여 종의 식물이 자라며 1983년
8월 29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산입구 안내간판에 적혀 있다.
산입구에는 매표소가 있으나 요금을 받지는 않는다. 입구를 지나 조금오르니 긴 계단이 나왔다.
시작부터 계단이라니 .. %**^$&..!!
계단을 모두 오르고 평평한 길을 걸어가니 천마산 구름다리가 나왔다. 현수교로 건축되었으며 길이
는 72m이고 폭은 1.2m이다. 혼자서 중간쯤 걸어 갔을때 출렁출렁 흔들리는 것이 짜릿했다.
구름다리를 지나서 언덕을 올라서니 심신훈련장이다. 약수터가 있는데 이가 시리도록 차다.
자연 산림속에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으며, 행인이 뜸한 길목에 이정표만이 우두커니 서있다.
심신훈련장과 야영장을 지나 가파른 언덕을 올랐다. 여기가 깔딱고개이다. 수락산에도 깔딱고개가
있으며 높은 산에는 깔딱고개라는 지명이 많다. 숨이 깔딱깔딱 넘어간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그 만큼 가파른 산이라는 뜻이겠지...!!
숨이 가슴까지 턱 차오르는 느낌이 들때 쯤 샘물이 하나 나왔다. "깔딱샘"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
으나 물은 말라 붙어 등산객의 목마름을 해결해 줄수 없으니 깔딱샘이라는 푯말이 무색하기만 하다.
깔딱고개를 깔딱넘는 고갯마루에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고 갈참나무와 어우러져 풍경이 아름답다.
깔딱고개를 올라서면 능선을 따라 간다. 아직 눈이 남아 있어 겨울산행이라는 운치를 쬐끔 더해 주는
것 같다.
왼쪽 사진은 북방향 능선의 풍경이고 마석시내가 뒤로 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천마산스키장 풍경이다.
진달래 가지에 하얗게 눈꽃이 피어 있다. 크리스마스 장식용 트리 같다. 눈꽃은 가지에 안개가 붙어
서리발처럼 피어난 것이다. 지나는 등산객이 이 아름다운 풍경을 홀로 볼 수 없어 전화로 누군가에게
눈꽃 소식을 전한다.
바위에서 자란 소나무는 모진 비바람과 풍파에 시달려도 늘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다. 정상에는 바람
이 세차게 불어 서 있기 조차 힘들다.
천마산 정상에는 태극기가 꽂혀 있다. 가끔씩 서울 주변 봉우리에서 태극기를 본다. 누가 봉우리마다
태극기를 왜 꽂아 놓았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이 봉우리가
우리 영토임을 분명히 하려고 하는 것일까..??
하얀 눈꽃이 설국의 요정을 부른다. 무극에 나오는 괴상한 요정말고 나니아연대기에 나오는 눈부신
요정이 나왔으면 한다.
진달래 꽃봉우리에도 ...........
서릿발처럼 피어난 눈꽃을 접사하여 촬영했다.
세찬 바람결에 날리는 억새의 잎새가 인상적인 풍경이다.
정상에서 생각지도 못한 눈꽃을 보니 몸과 마음이 시원한 느낌이며, 오늘은 상쾌한 산행이 되었다.
토요일 오후, 그렇게 하루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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