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산행(1/2) - 억새풀 이야기
명성산 산자락 밑에서 민박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니 서리가 하얗게 내려 온통 풀숲을 은색으로 펴 놓았다. 아마도 첫서리 인것 같다. 이렇게 하얗게 핀 서리를 본지가 언제 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을 보니 아마도 십수년은 쪽히 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침 햇살에 산산히 부서지는 반사 빛은 도심에 찌든 내 마음도 산산히 부셔 놓았다.
아침은 간단히 라면으로 때우고 서둘러 산정호수로 들어와 산행코스를 잡았다.
사실 초행이라 어느 길로 가야 좋을지 몰라 무작정 많은 사람이 가는 곳으로 따라 갔다.
산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이미 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산행코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편하게 가는길,
빠르게 가는 길,
험하지만 스릴을 즐기는 길,
전망과 경관이 좋은 길,
하산하는 길 등을 요모조모 따져가며 코스를 잡는다.
하지만, 나처럼 초행이고 산행을 많이 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것저것 재고서 산에 오르지 않는다. 단지, 되돌아 갈 시간을 고려하여 최단코스를 잡거나 앞에 가는 사람을 따라가는 거다.
계획성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내 직업을 알면 이해 할수도 있을 것이다. 난 건설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프로젝트가 생기면 계속적으로 각종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점검하고 또 계획을 세우는 일들을 반복적으로 평생 해왔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
그래서, 정형화되어 있는 일상에서 벗어나고파 산에까지 왔는데 또 무슨 계획이란 말인가.
산은 아무런 계획이 없어도 철이 되면 잎이나고 꽃이피고 또 낙엽이 되어 지고 있지 않는가!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숲으로 들어가 일탈을 즐기자.
사람들을 따라 산정호수 오른쪽 계곡으로 올랐다. 계곡에는 이미 가을이 깊어 단풍이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큰 나무가지 사이사이로 내려온 햇빛에 단풍이 투영되어 발하는 빛은 말 그대로 천상의 빛이었다.
한참을 더 오르려니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뭔가하고 들여다보니 계곡의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박고 있는 것이다.
등룡폭포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하는 말이 용이 이 폭포를 따라서 하늘로 올랐다고 하여 등룡폭포라고 명명하였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폭포라고 하기엔 무언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왜냐면, 폭포는 물줄기가 높은 곳에서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는 시원한 분위가 있어야 하는데, 이거는 그냥 물이 바위를 타고 미그러져 내려 오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증명사진 하나 박았다.
폭포를 막 지나자 두 갈래 길이 나왔는데 앞으로 계속 가는 길은 인터넷에 나와 있는 공식코스(등산로 가든→비선폭포→등룡폭포→억새꽃 반환점→자인사→기점 )인 것 같고 왼쪽으로 이정표가 하나 있는데 "험한길" 이렇게 써 있다.
나는 일부러 험한길을 택하고 싶지 않았는데 동행한 친구가 "에이~, 험한길도 한번 가보는 거야" 이러면서 험한길로 들어서길래 쫄래쫄래 따라 올랐다.
채 10분도 가기전에 후회 막심이었다.
길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물이 없지만 비가 많이 오면 물이 한꺼번에 몰려서 내려가는 계곡과 비슷하였고...
그런 흔적으로 돌과 바위만 노출되어 있는 비탈이었던 거다.
경사는 30~40° 정도 였는데 1km나 되었다.
한발한발 옮기는데 거의 죽을 맛이었다.
험한길도 한번 가보는 것 치고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한 15분쯤 오르고 있었는데, 친구가 저 아래서 "쉬었다 가~, 쉬었다 가~~~" 하면서 소리치고 있었다.
속으로 "흠~, 험한길 고생 좀 해보라지" 혼자 되뇌이며
나는 못 들은 척 계속 올라 갔다.
험한길을 막 오르고 나니 바로 억새풀 꽃밭이 한눈에 펼쳐 졌다.
아래로 등선과 구릉을 따라 억새꽃이 솜 부푸러기처럼 피어 있었고, 위로 보이는 능선까지 막바지 은빛 물결을 출렁이고 있었다.
억새꽃은 일명 "으악새"라고도 하며 건조한 산자락이나 들녘에 피어 난다.
억새와 갈대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갈대는 주로 습지대에 군락으로 피어나는 것을 일컫는다. 같은 것은 둘 다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 부서지는 햇살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장관이라는 것이다.
억새풀은 화본과에 속하며 전국 산지에 흔하게 분포되어 있고 개화기는 9월이며 결실기는 10월이다. 관상용이나 사료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우리 나라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윗 부분이 소복히 무성하게 자란다. 땅속 줄기는 짧고 가지가 많이 갈라졌으며 단단하고 마디가 촘촘히 있는게 특징이다.
줄기는 속이 차 있고 곧게 서 있으며 높이는 사람 한키가 조금 안되는 1.5미터 정도이다. 잎은 좁고 길며 선형이고, 끝이 점점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많이 있어 손을 베기 쉽다. 잎 밑은 칼집 모양으로 줄기를 감싸고 있다. 꽃은 흰 노랑색으로 8~9월에 피는데, 부채 모양이고 작은 이삭은 쌍으로 피며 한 송이의 꽃이 들어 있다. 옛날에는 지붕을 덮는데 스이기도 했고 어린잎은 소를 먹이기도 했다 한다.
갈대는 화본과에 속하며 전국의 연못이나 강변에 분포되어 있고 개화기는 9월이며 결실기는 10월이다. 공업용, 약용으로 사용되며 전국의 습지 및 냇가나 강가 개펄 등지에서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갈대는 북반구의 온대에서부터 아한대에 이르기 까지널리 분포되어 자라고 높이는 2~3미터쯤 되며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원줄기는 속이 비어 있고 마디에 털이 있는 것도 있으며 곧고 단단하여 각종 세공용이나 건축용 기구로 쓰이기도 한다. 9월에 꽃이 피는데, 작은 이삭을 많이 달고 있고 꽃밥은 자주색이다. 10월에 옅은 자줏빛으로 변하여 열매를 맺고 이삭의 길이는 30~50센티미터쯤 된다.
가을에 갈꽃과 더불어 운치를 더해 주는데 꽃에 명주실 같은 털이 많이 덮여 있어 바람에 날아갈 때 장관을 이룬다. 갈대의 새싹은 식용이나 가축의 사료로 썼으며 땔감이나 발도 만들었다. 잎은 종이의 원료로, 뿌리는 연탄과 같은 연료로 쓰고 빗자루는 대부분 갈대의 이삭으로 만든다.
또한, 갈대는 달뿌리풀이라고도 하며, 약명은 노위라고 하는데 약효는 열을 내리고 몸 안에 쌓인 갖가지 독을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 인체의 면역력을 키워주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기도 한다. 갈대는 매우 귀하게 쓰이는 약초이지만 너무 흔하므로 그 중요성을 잊기 쉽다.
위 내용은 야후 백과사전에서 발체한 것이며 이정도면 억새와 갈대를 구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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