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사진이야기

토목기술사인 사진작가 다람이 인생3막에 농부가 되어 직접생산한 포도로 정성드려 빚은 열정과 낭만의 와인 그리고 사진이야기

Achimmaru winery

Portfolio of my life/산행일기______

인왕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

daram93 2006. 9. 11. 10:09

도심속 산책로 인왕산을 오르다.

 

어제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왔다. 많이 내리는 것도 아니면서 외출을 못하게 만들었다. 사실 어제 인왕산

을 오르려 했지만 비가 와서 오늘로 미뤘던 거다.

 

오늘은 맑게 개여 청명한 하늘이 시리도록 푸르다.  아침부터 등산가방을 주섬주섬 챙겨서 상쾌한 마음으

로 집을 나섰다. 승용차를 세검정 골목에 주차시켜 놓고 택시를 타고 사직공원으로 왔다. 사직로 거리에

커다란 전통 대문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사직공원 정문이다. 정문으로 출입할 수는 없고 측면으로 들어

간다.

 

이 대문이 우리나라 보물 제171호라고 한다. 여기 사직공원에서 인왕산 등산을 시작했다. 사실 등산이라

기 보다는 산책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사직공원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1395년 한양에 수도를 정하고 궁궐, 종묘를 지을 때 함께 지은 사직단이

있다. 이 사직단은 인왕산 기슭에 자리하고 이를 중심으로 공원이 조성되었다.  "사"는 땅의 신이고 "직"은

오곡의 신으로 이들에게 제사를 올려 풍년을 기원했던 장소이다.

 

위 두번째 사진을 확대(클릭)해 보면 사람들이 행렬을 지어 무언가를 심각히 행하고 있다. 다음 주에 열

릴 "사직대제"을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분들이 진지하게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다. 나라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가 수백년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을 존중하고 보존하는 이들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사직대제는 덕수궁에서 임금의 어가행렬이 출발하여, 이 곳까지 와서 지내는 제사를 재현하는 행사라고

행사관계자가 친절히 일러 주었다. 다음 주에 꼭 관람하러 와야 겠다. 

 

 

 

사직단을 지나서 위 쪽에 보면 화강석 입석이 하나 있으며 대한민국 어머니헌장이 새겨져 있다.  어머니

헌장은 1965년5월8일 사단법인 "대한어머니회"에서 주관하여 제정공포 하였다고 한다. 어머니헌장이 있

었는지 처음 알았다. 숭고한 희생정신의 대명사 "어머니", 그 은혜를 잊고 산지 오래 되었다. 어머니께 오

늘 전화라도 한통 넣어 드려야 겠다. 아래는 공원에 적혀 있는 어머니헌장 전문이다.

 

 

                                        대한민국 어머니헌장

 

      (앞글) 어머니는 아들 딸을 낳아 잘 기르며 가정과 사회와 국가에 이바지하며 보다

      살기좋은 세계를 이룩하기 위하여 끊 임없이 힘쓴다. 그리하여 여기 어머니 헌장을

      마련한다

      1. 결혼하고 살림하고 아기 낳는 일은 그들의 양심과 자유에 맡길 것이며 어떠한 

         강요도 있어서는 안된다.
      2. 어머니는 어버이로서의 의무와 권리를 아버지나 다름없이 지니며, 가정 예속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3. 어머니는 아들 딸에게 가정과  사회에서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보람있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

      4. 어머니는 직업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야 하며 사회참여에 간섭을 받아서는

         안된다.
      5. 어머니는 그들의 몸을  가정과 사회와 국가에서 돌보아 주어야 하며 임신을

         하였거나 해산을 할 때에는 미리 서둘러 대책을 세워 주어야 한다,
      6. 어머니는 순결하고  단란한 가정을  만들기 워하여 경제적 보장과 집안 식구

         들의 정신적 협조를 받아야 한다.
      7. 어머니는 지식을 넓히고 교양을 쌓기 위하여 그런 틈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사직단 뒷편에 작은 운동장이 있고 율곡 이이선생과 신사임당 동상이 서 있다.  신사임당은 강원도 강릉

에서 태어나 바느질 수예는 물론 글과 글씨, 그림등에 이르기까지 천재적 재능을 보인 조선시대 여류 예

술가이다. 부인는 높은 덕과 인격을 쌓은 어진 부인으로서 또 훌륭한 어머니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의

모범상이 되었다.

 

신사임당이 33세 되던 해 봄, 꿈에 선녀가 바닷속으로부터 살결이 백옥 같은 옥동자 하나를 안고 나와 부

인의 품에 안겨주는 꿈을 꾸고 아기를 잉태 하였다고 한다. 그 해 12월26일 새벽에 검은 용이 바다로부터

날아와 부인의 침실에 이르러 문머리에 서려 있는 꿈을 꾸고 아기를 낳으니 그가 바로 셋째 아들 율곡

이이선생이다 라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사임당은 완전한 예술인으로서의 생활 속에서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을 성숙시켰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그는 조선왕조가 요구하는 유교적 여성상에 만족하지 않고 독립된 인간으로서의 생활을 스

스로 개척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본받을 만한 인물이라고 평한다.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신사임당의 작품세계을 감상할 수 있다.

 

   http://www.towooart.com/oldart/old_korea/sinsaimdang/sinsaimdang.htm 

 

 

   

 

율곡 이이선생 동상 뒷편에 작은 계단을 오르면 단군성전이 나온다. 이 성전 안에는 단군영정이 모셔져

있고 경내외에서는 경건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고 종교와 이념을 초월하는 국조승모의 참뜻을 되새겨

달라는 안내판이 있다.

 

나라의 국조를 모시는 15평의 성전은 초라하고 보잘 것 없었지만 뜻 있는 사람들의 희사로 이만큼 보존되

고 있는 것이 다행스러운 느낌이다. 성전 문에 A4용지 하나가 붙어 있는데 이 성전을 보전하기 위해 성금

을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돌아 나오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인왕산길을 따라 한적한 도로를 걸어서 산으로 올라 갔다. 이 길은 서울의 성곽 능선을 따라 오르게 되며

계단이 많다.  

 

 

 

인왕산은 해발338m 이고 산 전체에 화강암으로 된 암반이 노출되어 있으며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아슬

아슬하게 얹어져 있어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 같다.

 

위 우측사진은 산기슭에 중이 장삼을 입은 듯한 선바위가 있고 예로부터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잘 이루어 졌다고 한다. 오늘도 촛불을 밝히고 소원을 비는 아낙네가 있다. 부디 소원이 이루어지길 같이

빌어 본다.

 

 

인왕산 중턱과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서울의 풍경이다. 많은 고층빌딩들이 빼곡히 들어 차 있는 도심의 뒤

에 남산 서울타워가 우뚝 솟아 있다.  하늘은 푸르고 맑으나 도시에 스모그로 인해 사진이 선명하지가 않

다. 어제 비가 왔기 때문에 그래도 오늘은 조금 낳은 편이라고 한다.

 

 

 

좌측사진 중앙에 보면 청와대도 보인다. 멀리 두둥실 떠가는 구름과 거대도시가 어울려 장관이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경복궁을 줌으로 당겨서 찍은 사진이다. 건물의 형태를 조감도로 보는 듯하며 주변

에 녹지공간이 엉성하여 왕궁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오스트리아 쉔브룬 궁전처럼 주변을 화단

과 정원으로 가꾸어 사계절 꽃이 피는 아름다운 왕궁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한강과 김포방향을 바라본 풍경이다.

 

 

 

좌측은 북악산, 우측은 북한산의 풍경이다.

 

   

 

인왕산 정상을 지나 서울성곽을 따라 자하문 쪽으로 내려왔다. 사진은 부암동 주변의 골목길이고 좌측

사진은 윤응렬가이다. 이 가옥은 서울시 민속자료 제12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안내간판에 적혀 있어 사

진 한장 박아 왔다.

 

이 집의 구조는 조선시대 사대부가에서 쓰던 방식이며 안채는 잘 꾸며진 한식 목조 기와지붕이고 사랑

채는 한식목조이다. 재래식 건물에서 조금씩 현대화되어 가는 초기 과정을 나타내는 것이 이 집의 특징

이라고 한다.  집 입구에 설치된 여인의 조각상이 이채롭다.

 

 

 

부암동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인왕산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드라이브를 했다.

사진은 중턱에 있는 팔각정휴게소이며, 여기서 따끈한 커피한잔을 마시고 내려 왔다. 

 

오래 전이지만, 1970년대 전후에 맞선을 본 예비 신랑신부가 주로 데이트를 하던 곳으로 기억된다. 당시

에는 괘나 유명했던 곳이다. 지금도 선남선녀들로 가득하다. 

 

   

 

태양은 뉘엿뉘엿 저물어 가고 서울의 도심은 붉은 노을로 물들어 휴일의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오늘 일몰의 석양은 유난히도 아름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