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5일째 되던 날 우리 일행은 샤토 무크라니를 방문하고 트빌리시 시내로 들어 왔다. 시내에서 첫번째로 찾아 간 곳이
조지아 전통공연을 감상하며 조지아 음식의 백미인 모듬 바베큐를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었다. 이 식당은 트빌리시를 관통하는 쿠라강 언덕에 자리잡아 아름다운 야경을 관망하기 좋은 곳이었다. 주의할 사항은 이 식당을 출입하려면 드레스코드를 맞춰야 한다. 특별히 정장을 입을 필요는 없고 반바지와 샌달 등 너무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의상이면 된다. 음식은 여러 종류의 바베큐가 나왔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았다. 전통공연은 젊은 남여의 애정과 사랑을 다룬 춤이었는데 조지아 전통의상과 오래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리칼라 요새 Narikala Fortress
다음 날 우리 일행은 조지아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나리칼라 요새 Narikala Fortress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나리칼라 요새는 고대요새이며 4세기에 완공되었고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요새 한가운데에는 조지아 어머니상이 우뚝 서 있다. 20m 높이의 어머니 상은 시내를 지켜보고 있으며 왼손에는 와인이 가득 담긴 잔을, 오른손에는 커다란 칼을 들고 서 있다. 이 뜻은, 친구는 와인을 대접하고 적은 검으로 대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여주는 것이다. 적으로부터는 나라를 지키고 친구에게는 와인을 대접해 어머니의 온화함과 전사로서의 강한 힘을 보여 주고 있다. 침략이 많았던 조지아 역사와 그들의 강한 의지를 알 수 있는 어머니상이다. 어머니상은 트빌리시 건국 1500년을 기념해 1958년에 만들어 졌고 석상이 아닌 알루미늄을 쌓아 만들어 졌으며 의상은 그루지아 민속의상을 입은 여성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이 석상을 마주하고 있으니 강인한 우리 어머니들도 생각난다.
여기서 트빌리시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 왔고 믿음의 상징인 유명한 성당들도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유리와 철구조물로 만든 평화의 다리이다. 보행자 전용다리라고 한다. 옆에 House of Justice 라는 건물이 있었는데 예술적인 작품으로 보였다.
샤르덴 카페거리
트빌리시의 올드타운 샤르덴 거리는 이 도시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중에 하나이다. 많은 관광명소와 레스토랑, 카페들이 집중되어 있다. 다양한 구조의 오래된 건물과 식당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정감이 넘치는 거리이다. 이 거리는 작은 보행자 거리이며 도시의 문화와 삶의 중심이되는 장소이다. 에나멜 공예품, 수공예품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고 바와 레스토랑이 관광객의 발길을 머물게하는 곳이다. 이 곳이 트빌리시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명소라고 한다. 서둘지 말고 여기서 조지아의 풍성한 감성을 만나 보시길 권한다.
올드타운 시계탑
구시가지 자유광장에서 바라타쉬빌리라는 거리로 조금 들어 가면 인형박물관이 있는 작은 골목에 시계탑이 있다. 이 시계탑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찾기가 어려워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주의 깊게 찾아 가야 한다.
이 시계탑은 체코 프라하의 시계탑을 연상케 하는데 프라하의 시계와는 그 내용이 많이 다르다. 이 시계탑은 아주 예술적으로 만들어 졌다. 벽돌을 쌓아 건축된 것으로 보이며 삐뚤빼둘 쌓아 놓은 탑은 불안감을 주고, 약간 기운듯 하여 철빔으로 받쳐 놓은 것부터가 관객의 시선을 끄는 것이 범상치 않다. 이 시계는 하루에 한번 정오가 되면 탑 위에 창문이 열리면서 인형이 나와 12시를 알리는 종을 친다. 종이 끝나면 시계탑 중간 부분에 문이 열리고 인형들이 돌아간다. 이 인형들의 행진은 사람의 인생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아이가 태어나고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그리고 늙어가고 다시 아이가 태어나는 인생의 전과정을 보여 준다. 짧은 시간동안 한 인생이 끝나고 또다른 인생이 시작되는 것을 보면 철학적으로 우리의 삶을 성찰하게 만든다.
트빌리시 유황온천
트빌리시 구시가지 한가운데에는 유명한 온천타운이 있다. 이 온천은 5세기에 조지아의 국왕이었던 바크탕 1세가 트빌리시로 사냥을 나왔는데 활을 맞고 떨어진 사냥감이 온천에 떨어져 화상을 입고 죽는 것을 보고 온천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바크탕 1세는 이곳에 온천을 개발하고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해서 오늘 날 트빌리시가 만들어 졌다고하는 전설이 있다. 트빌리시라는 이름도 "따뜻한 곳"이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필자가 이 곳에 들어서자 코를 찌르는 유황냄새가 가득했다. 온천탕은 여러명이 들어 갈 수 있는 대중탕이면서 4~5인 또는 7~8인 등 가족탕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여러 온천탕이 하천을 따라 운영되고 있었는데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 유명한 탕이 있다고 하여 우리 일행은 하루 전에 예약을 하고 찾아 갔다. 이 온천탕은 상호가 없었다. 단지 조지아어와 러시아어로 '오르벨리아니 온천입구'라는 작은 석판이 전부 였다. 이 온천은 러시아 시인 푸시킨이 자주 애용한 온천이란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 말라 ........'는 익숙한 푸시킨의 시를 떠 올리며 우리 일행은 욕탕으로 들어 갔다. 10평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8인실이었는데 탈의실과 샤워기가 있었고 대리석으로 잘 꾸며 놓았다. 중세 시대에 귀족들의 문화를 옆 볼 수 있는 온천탕 체험이었다. 유황 농도가 높아 탕에 들어 갈 때는 반지등 금속을 빼고 들어가야 한다. 필자는 깜박하고 안경을 쓰고 들어 갔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코팅이 벗어지거나 망가지는 일은 없었다. 온천을 마치자 그동안 여독이 풀리는듯 개운 하였고 상쾌한 기분이 되었다.
트빌리시 벼룩시장 Dry Bridge Market
트빌리시 벼룩시장은 쿠라강 주변에 형성되어 있는데 평화의 다리에서 10여분 가면된다. 우리가 여행을 하다가 보면 전통시장 또는 주민들의 삶이 리얼하게 살아 있는 현장을 보고 싶어 한다.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을 얻기 위해서 일 것이다. 트빌리시 벼룩시장은 강변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으며 규모도 커 보였다. 이 벼룩시장의 특징은 골동품인 것 같다. 전혀 생소한 골동품과 익숙한 물건까지 그 종류가 너무 다양했다. 필자의 눈에 들어 온 것은 검이다. 검에 장식이 되어 있고 보석이 박힌 단도들이 많이 보였다. 낡고 오래되어 보이지만 고풍스런 디자인과 위엄이 서려 있는 검에 자꾸 눈길이 갔다. 평생을 살면서 한번도 이런 검을 본적이 없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이 전부 인데 이렇게 실물을 보니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장식이 아름답고 보석이 박힌 검이라면 어느 가문의 보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많은 사연이 서려 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그리고, 아주 오래된 카메라와 렌즈들이 관심을 끌었다. 필자가 사진을 하면서 현대적인 최신품만을 사용하였는데 카메라가 발명되고 만들어진 초기 모델들이 길거리에서 거래가 되고 있었다. 카메라 노점상 앞에 한동안 서있었더니 안사람이 다가와 허리띠를 끌고 빨리가자는 통에 너무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다. 이 곳에는 주방도구, 접시, 인형, 배지, 지팡이, 그림, 훈장, 동전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건들이 있었다. 잘 고르면 한국에서 큰 값을 받을 만한 물건들이 많았다.
"8000 Vintages" 와인셀러
"8000 Vintages" 라는 와인셀러를 방문해서 와인도 고르고 식사도 했다. 와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트빌리시를 방문 할 때 꼭 한번 들려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8000 빈티지는 조지아 와인의 역사가 8000년이라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와인은 약 2만병이 더 되는 것 같다. 정확한 숫자는 직원들도 몰라 서로 다른 숫자를 알려 준다. 여기는 조지아에서 생산되는 와인만 있다. 필자가 유럽와인을 찾자 이상한 표정으로 보더니 오직 조지아 와인만 있다고 한다. 와인의 자존심이 큰 나라에서 유럽와인을 찾은 필자가 민망스러웠다.
우리 일행은 와인을 고르는 게임을 했다. 가장 조지아스러운 와인을 찾아 오거나 전통방식인 크베브리 와인을 찾아오는 방식으로 와인고르기 게임을 했다. 서로가 와인 평가를 하면서 웃고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트빌리시 투어는 여기에 소개된 장소말고 더 많은 명소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가 다녀 온 몇 곳만 정리하여 포스팅했다. 그리고, 즈바리 수도원,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 등 유명한 성당들이 많다. 필자는 이 성당들도 방문했지만 다음 기회에 종교와 조지아 역사에 대해 포스팅하기로 하자.
아침마루와이너리
010-5288-9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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