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사진이야기

토목기술사인 사진작가 다람이 인생3막에 농부가 되어 직접생산한 포도로 정성드려 빚은 열정과 낭만의 와인 그리고 사진이야기

Achimmaru winery

해외출사/World Photo Tour

남미여행,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 Ushuaia에서 엽서를 쓰다.

daram93 2024. 2. 19. 21:09

남미여행 19일차 

 

오전 8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 도시락을 챙겨가지고 공항으로 향했다. 남미의 땅끝 우수아이아에 도착하니 9시반이었다. 예정상 오늘은 비글해협 투어가 있는 날인데 몇 일 전부터 해상 날씨가 좋지 않아 유람선이 운행을 하지 않았다. 다행히 내일은 운행을 한다고 한다. 일정을 변경해서 우수아이아 국립공원과 티에라 델 푸에고 기차투어를 마치고 세상의 끝 우체국에 들려 한국에 있을 나에게 엽서 한장을 보냈다. 

 

북극 극점거주지는 노르웨이 트롬쇠이다. 마을로는 캐나다 얼러트라는 마을이 가장 북극에 가까운 마을이다. 북극으로 가는 거점도시로 트롬쇠을 이용하기에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남극 극점거주지는 우수아이아 Ushuaia이다. 물론 남극에 더 가까운 마을이 있는데 칠레에 푸에르토 윌리엄스라는 마을이다. 큰 도시로는 우수아이아가 제일 남극과 가깝다고 할 수 있으며 남극을 가기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수아이아는 1900년대 아르헨티나 강력범을 수용하던 곳으로 죄수들을 가두기 위해 감옥을 지은 것이 마을의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황량한 땅에 집을 짓고 도로를 내고 항구를 건설하면서 세상에 땅끝 마을로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은 세계인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우수아이아의 기온은 겨울을 기준으로 서울보다 따뜻하다. 겨울 평균기온은 -1.3도 정도 되고 여름기온은 영상 10도 정도이다. 그런 이유로 원주민들은 옷을 입지 않았으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불을 피워야 했다고 한다. 이것이 스페인어로 불의 땅이라는 뜻의 티에라 델 푸에고 Tierra del Fuego 라는 지명의 어원이 된 것이다. 유럽인이 들어오기까지 이곳의 원주민들은 오두막에서 살았고 카누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버섯과 과일을 채취해 생활을 했고 숲으로 들어가 과나코를 사냥하여 살과 골수는 음식으로 사용했고 힘줄은 도구를 만드는데 썼다. 가죽은 몸을 덮는데 사용하고 뼈는 건축하는데 쓰였다고 하니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다. 몸에는 물감을 칠해 치장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티에라 델 국립공원을 기차로 돌아보고 세상 끝에 우체국으로 갔다. 바다에 수상가옥처럼 떠있는 가설 우체국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으나 전세계 사람들로 북쩍였다. 10평도 안돼 보이는 건물안에는 사람들로 가득차서 한가하게 편지를 쓰는 낭만 같은 것은 찾아 볼 수가 없고 줄을 길게 서서 엽서 한장 붙이면 그것으로 행복해 했다. 이 우체국에 우체국장은 연세가 많아 보이는 할아버지이다. 이제는 늙어서 직원을 두고 일을 하신다고 한다.

 

사람들은 왜 이곳에서 엽서를 붙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여러가지 사연들이 있겠지만 세상 끝 마을까지 와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그리운 가족에게 보고픈 친구에게 한통의 엽서를 보내며 안부를 전하는 것이 너무 낭만적이지 않을까? 사람들은 이런 감성에 매료되어 편지를 보내는 것 같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나도 엽서 한장을 썼다. 우리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 간 한국에서 받을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내용은 비밀이지만 우리도 세상 끝에서 엽서 보내기 행렬에 적극 가담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물음표와 같은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날 우리 일행은 비글해협에 있는 세상 끝 빨간등대를 돌아오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갔다. 선칙장 입구에 매표소가 있는데 우수아이아 간판이 커다랗게 세워져있다. 여기서 모두들 인증 샷을 촬영하기에 우리도 여기서 인증샷을 촬영했다. 

 

세상 끝에 있는 빨간 등대 Les Eclaireurs Lighthouse 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해피 투게더 Happy Together"에서 '슬픔을 버리는 곳'으로 연출되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영화의 팬들과 많은 관광객이 이 등대를 보기 위해 배를 탄다고 한다. 세상의 끝자락에 있는 무인 등대에서 마음의 무거운 짐을 털어버리면 어떨까 . . . . 그러나, 유람선 분위기는 고뇌하고 사색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사진 촬영하느라고 정신이 없고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혼잡해서 오히려 혼란만 키웠다.

 

등대 가는 길에는  가마우지의 일종인  Rock shag이 바위섬을 가득 메우고 있는 풍경을 볼 수 있고, 등대 주변에는 물개의 일종인 Furs Seals가 무리를 지어 쉬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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