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사진이야기

토목기술사인 사진작가 다람이 인생3막에 농부가 되어 직접생산한 포도로 정성드려 빚은 열정과 낭만의 와인 그리고 사진이야기

Achimmaru winery

AMAROUM WINE

보졸레 누보 Beaujolais nouveau

daram93 2023. 11. 26. 22:17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보졸레 지방에서 매년 9월에 수확한 햇포도로 양조하여 같은 해 11월3째주 목요일에 출시되는 와인이다. 올해는 지난 11월16일 목요일에 출시되었다. 올해도 2병을 예약해서 구매하였고 몇일 전 1병을 마셨다. 필자는 2000년대 중반부터 보졸레 누보를 마셔왔다. 맛있고 좋은 와인이 아니라 다른 와인에 비교하여 저렴하였고 호텔에서는 와인시음 파티를 열어 좋은 인식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보졸레 파티를 하고 있는 와인샵에 우연히 방문하게 되어 보졸레를 알고 난 후부터 나만의 와인문화를 갖고 싶어서 고집스럽게 매년 보졸레를 마신다. 이날은 보졸레지역에서 축제를 열고 전세계에서 동시 출시하는가 하면 한국의 와인바 등에서는 보졸레 행사를 하기도 한다. 전세계인이  동시에 보졸레 누보를 마신다는데 동참하여 나도 세계인이라는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보졸레(Beaujolais) 지방에서 가메이(Gamey) 품종으로 생산하는 햇술 와인이다. 누보 와인은 그 해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 가장 처음 생산해서 마시는 햇 와인을 말한다. 생산방식은 단기간내에 향과 맛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발효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탄산침용법(Carbonic Maceration)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졸레와인은 여러 종류의 와인이 생산되는데 대표적으로 보졸레 빌라쥬(중급), 보졸레 크뤼(상급), 보졸레 로제(기본) 등이 있다. 그 중에서 내가 즐겨  마시는 와인은 보졸레 누보인데 죠르쥐 뒤뵈프(Georges Duboeuf)라는 이름이 라벨에 붙여 나오는 와인이다. 보졸레 누보를 이야기 하다보면 "죠르쥐 뒤뵈프라"는 사람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잠시, 죠르쥐 뒤뵈프(Georges Duboeuf)에 대해 알아보고 가자. 

 

 

 

1935년 부르고뉴에서는 피노누아라는 품종만 생산하도록하는 지침을 만들어 가메( (Gamay)라는 품종을 심지 못하도록 하면서 가메는 보졸레에 터를 잡는다. 보졸레 지역은 부르고뉴 지방의 피노누아라는 품종이 적응을 하지 못해서 대체 품종으로 가메를 경작하였고 이것으로 와인을 만들었다. 가메품종은 탄닌이 적고 알코올 도수가 적으며 산미가 아주 좋다. 과일향이 풍부하지만 바디감이 떨어져 가볍고 신선한 레드와인이 된다.  그래서, 지역 농민들이 편하게 마시는 정도의 테이블 와인의 위상을 갖게 된다. 

 

보졸레지역에서는 햇포도주를 오크통에 바로 부어 조금씩 마시기 보다는 벌컥벌컥 마시는 전통이 있었는데 이러한 전통을 지역축제로 발전 시킨 사람이 바로 "죠르쥐 뒤뵈프"라는 사람이다.  조르쥐 뒤베프는 보졸레 누보의 약점인 '빨리 생산해서 빨리 마셔야 하는 와인' 이라는 점에서 역발상을 가지게 되었고, 그 역발상인 '그 해에 수확한 포도로 바로 생산해서 가장 먼저 마시는 신선한 햇와인' 이라는 이미지로 보졸레 누보에 대한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이 마케팅은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이전까지 보르도 지방이나 브루고뉴의 타 지역에 비해 밀리는 이미지였던 보졸레 누보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보졸레 누보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되자 프랑스 정부는 1985년부터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자정을 보졸레 누보 판매 개시일로 지정하게 된다. 

 

그래서, 지역와인에 불과하던 보졸레를 세계적인 인기와인으로 만들어 지역을 부유하게 만든 죠르쥐 뒤뵈프를 "보졸레의 황제"라고 불렀다. 아직도 그의 이름을 보졸레 누보 와인병 라벨에 적혀 나오고 있어 그의 업적을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보졸레 누보의 특징은 라이트한 바디감과 신선하고 붉은 칼러와 캔디 느낌의 아로마를 가지고 있으며 붉은 체리와 딸기의 풍미를 지닌다.  오크통 대신 스텐레스 통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바디감은 약하지만 특유의 과일향이 좋은 매력적인 레드와인이 나온다.  

 

향미가 살짝 있고 바디감이 약하다보니 소스가 들어간 고기요리와 잘 어울리는 편이며, 향신료 향이 적당히 강한 요리들도 나쁘지 않게 잘 어울리는 편이다. 치즈류와 안심구이와 잘 어울리며, 의외로 제육볶음이나 비빔밥등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 단독으로 마시기에는 와인의 복잡한 맛을 느끼기에는 약한 느낌이지만 식사의 반주로 곁들이는 테이블 와인으로서 마시기에는 적당한 와인이다.   

 

동아시아에서 최전성기를 달리던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한국은 호텔을 중심으로 고급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나 가볍게 마시는 테이블와인이라는 인식이 커저가면서 인기가 시들해 지고 최근에는 고급 이미지를 벗어나 마트나 25시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등 대중화의 길을 가고 있다.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